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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라이프

돈 많은 친구들, 마흔을 넘어선 여자들의 우정

돈 많은 친구들(2006) 

 

마흔이 넘은 여자친구들. 어린시절부터 알아온 그들에게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서로 넘보지 못하는 경계가 생긴다. 돈과 권력, 그리고 남편. 자신의 존재만으로만 빛날 수 없 는 현실은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사회적 시선에 의한 우열은 있지만, 그들은 모두 평등한 처지다.

 

각자의 빛나는 점과 어두운 점이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제인, 올리비아, 크리스틴, 프래니

 

잘나가는 디자이너 제인(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신경질적이다. 누군가 느려터지게 일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고, 새치기는 반드시 바로잡는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을 모두가 알아볼 정도로 그녀는 날이 서 있다. 그런 그녀의 곁에 있는 남편은 그녀의 성격을 곧잘 받아준다.

 

올리비아는 네 명의 맴버 중에서 유일하게 싱글이다. 학교 선생님을 때려치우고, 청소부로 일하는 그녀를 친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의 처지도 어려우면서, 상대방의 요청에 청소비를 깍아주는 그녀의 정신세계는 도무지 이해불가다. 친구들은 그녀에게 일을 소개해주고, 남자도 소개시켜주지만 그녀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가장 괴로운 것은 올리비아다. 화장품을 살 돈이 없어서 백화점마다 샘플을 얻으러 다니는 자신의 처지를 비참하게 느낀다.

 

프래니 부부

 

그들 중에 가장 부유하고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 프래니 부부다. 기부를 생활화할 정도로 부유한 프래니는 다정한 커플의 모습을 뽐낸다. 사랑스런 아이들과 가정부를 두고 사는 그들은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인다. 물론 그 이면은 아무도 모른다. 침대에서 둘은 친하가다고 적막감이 흐를 때가 있다. 너무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서로에게 벽을 만든 탓이다. 종종 가식적인 기류가 흐를 때마다 두 사람은 억지로 화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고 둘이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가족으로써의 룰의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화합하기 위해 노력한다.

 

크리스틴 부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크리스틴 부부는 같은 작업실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고 퇴근한다. 온종일 일상을 나누고 사이가 좋은 것 같지만, 둘이 있을 때는 묘한 신경전 있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외모를 디스하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그렇게 분노가 쌓이던 중에, 집 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긴다. 이웃의 조망권을 침해하고 높은 건물을 짓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크리스틴과 달리, 남편의 태도는 안하무인이다. 크리스틴은 그런 남편의 태도에 환멸을 느끼고, 이혼하고 싶은 생각에 휩싸인다.  

 

 

그렇게 네 사람은 서로를 부러워하면서도 연민하면서 그렇게 친구 관계를 유지한다. 내가 상대방보다 나은 것 같으면서도, 부족함이 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결점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올리비아도 결국 좋은 짝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줄 수 있는 부유한 남자다.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 관계가 지루하고 번잡하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비교 없이는 자신의 가치를 느끼는 게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