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바보야(2020)
8년 사귄 여친에게 청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연히 수락할 줄 알았던 청혼에서 여친은 말을 얼버무린다. ㅅ간을 갖자는 말에, 남자는 동거하던 집에서 나와서 부모님의 집으로 향한다. 마침 직장에서도 해고통보를 받는다. 그렇게 나쁜 일은 연달아 겹쳐 일어났다.
서른다섯에 여친과 직장을 한번에 잃은 마르코스(쿠임 쿠티에레즈)는 막막하다. 패닉 상태에서 구글링을 하던 마르코스는 <멋진 남자가 되는 법>에 대한 영상을 발견하고, 용기를 얻는다. 이대로 주저앉는 것보다는 한 번 시도해서 변신해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는 식단 조절을 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백수라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것 같아서 취업도 결심한다. 그는 친구의 약점을 빌미로 협박해, 비굴하게 재취업해서 인터넷 기사를 쓴다. 시련당한 남자는 그렇게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간다. 그렇게 그의 치열한 자기관리가 시작된다.
하지만 8년 사귄 여친에게 모든 게 최적화되어 있던 그는 '소개팅 시장'에서 걸음마 수준의 연애를 구사한다. 만나는 여자들마다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잘 될 뻔한 여자는 알고보니 트렌스젠더다. 인터넷에서 배운 연애 기술이 현실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챌 때 쯤, 한 여자가 앞에 나타난다. 바로 고등학교 시절 알았던 여사친, 라켈이다. 사귄적은 없지만, 뭔가 애매한 관계 쯤에 있었던 그녀와 마르코스와 코드가 잘 맞는다. 우연한 만남은 독독한독한 우정 마르코스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 안달이 상황을 라켈에게 털어놓는다. 라켈은 그런 마르코스의 즐겁게 들어준다.
마스코스는 라켈이 누구보다 편안하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들을 라켈 앞에서는 술술 털어놓는다. 그렇게 라켈을 통해, 마르소크는 연인으로부터 상처받은 마음들이 조금씩 치유된다. 달라진 외모 덕분인지 이직한 회사에서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전여친 아나를 여전히 잊지 못한 탓인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우연히 전여친 아나(알바 리바스)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녀와 뜨거운 밤을 보낸다. 마르코스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아나와 보낸 밤이 달콤하다. 그러나 라켈에게 그 사실을 알릴 수가 없다. 노력해도 여전히 제대로 연애를 못하는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알리고 싶지 않다.
마르코스는 라켈에게 누군가와 잘 사귀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연애담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 얘기를 듣는 마르코스의 얼굴은 결코 밝지 않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에게 그만큼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연애하고 있는 남자에게 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라켈. 그녀의 마음도 자연스레 마르코스에게 향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마음을 모른 채 바보처럼 행동한다. 누군가를 좋아해도,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고백보다는 상대방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방법을 택한다.
그립고 밉던 전여친을 다시 만난 마르코스는 자신의 마음이 라켈에게 자꾸만 향하는 것을 느낀다.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라켈에게 느끼는 감정이 우정일까, 사랑일까 마르코스는 고민한다. 결국 답답하고 우둔한 마르코스는 아주 뒤늦게 라켈이 자신의 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성을 향한 감정은 불꽃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여친 아나와 달리, 라켈은 섹시한 맛은 없지만 소박하고, 진득한 매력이 있다. 결국 남자의 마음이 향하는 쪽은 자신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여자였다. 마르코스가 라켈을 선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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