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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라이프

레볼루셔너리 로드, 부부의 생활

파티에서 만난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샐러리맨인 프랭크와 연극배우인 에이프릴은 지적이면서도 훈훈한 외모 덕분에 동네 사람들이 호감을 산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과 달리 부부가 겪는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간다.

 

프랭크와 에이프릴

맨하튼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아름다운 주택에서 두 자녀와 안정적인 삶을 살지만, 부부의 마음은 헛헛하다. 프랭크는 다람쥐 챗바퀴 도는 생활에 점점 지치고, 에이프릴도 단조로운 삶에 무기력함을 느낀다.    

 

"당신은 연기를 못해!"

"당신은 날 가둬주려고만 해!"

 

서로에게 모진말을 하면서 분노를 표출하다가 잠잠해지기를 반복하는 부부의 사이는 점점 악화되어 간다. 관계 회복을 위해 고민하던 에이플릴은 남편에게 제안한다.

 

"우리 파리에 가서 살면 어떨까?"

 

 

에이프릴의 제안에 프랭크는 당황스럽다. 에이프릴은 자신이 파리에서 생계를 책일 질 테니, 프랭크는 하고 싶을 일을 고민하면서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연극배우답게 급진적이고, 감정적인 결정에 고민하던 프랭크도 그녀의 의견을 따라주기로 한다. 복사기 회사의 사무직 직원으로 일하는 그 역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결정은 순순히 진행되지 않는다. 

 

프랭크는 사내에서 진급을 할 기회를 맞이하게 되고, 에이프릴은 셋째를 임신한다. 파리로 떠나고 싶은 욕구가 간절한 에이프릴은 혼자 낙태를 해보려고 시도한다. 그 사실을 알게된 프랭크와 말다툼을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또 다시 갈등한다.

 

휠러 부부(프랭크와 에이프릴)의 집에 방문한 셉의 가족

그들이 겪는 갈등과 달리 외부에서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관계를 보는 시선은 우호적이다. 에이프릴은 정신병력이 있는 아들을 둔 셉의 가족을 초대해서, 따뜻한 음식과 차분한 대화를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도 있다. 프랭크도 그런 에이프릴의 장점을 알고, 그녀를 사랑한다.

 

하지만 깊어져가는 갈등의 골과 스트레스 때문에 두 사람은 잠시 외도를 하기도 한다. 프랭크는 사내 여직원과 하룻밤을 보내고, 에이프릴도 이웃집 남자과 바람을 피운다. 두 사람은 자녀 앞에서만큼은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이고, 사람들 앞에서도 싸우는 일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파리로 떠나는 일이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에이프릴에게 임신한 상태에서 파리로 떠나는 일은 불가능하게 느껴지고, 프랭크는 진급하고 싶다. 더 높은 연봉과 사내에서 안정된 직급을 갖고 생활하고 싶다. 에이프릴과 프랭크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갈등과 싸움을 반복하지만, 에이프릴은 아침이 되면 장거리로 출근하는 프랭크를 위해 완벽한 아침을 차려준다. 프랭크는 그런 에이프릴의 행동이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져, 자신의 외도를 스스로 폭로하기도 한다. 감정적이었던 에이프릴은 스스로 집에서 낙태를 한다. 하지만 과다출혈로 병원에 실려가고, 그녀는 목숨을 잃게 된다. 그렇게 안정적이었던 부부 관계가 끝이 난다. 

 

 

분명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고, 서로의 문제를 직시했다. 잘 해결해보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했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못했다. 결국 서로에게 마음을 솔직히 터놓을 수 없던 에이프릴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할 수 있는 게 없고, 상의할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인간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각자가 실제 겪는 일은 매우 다르다.

 

서로의 속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순간을 편하게 지내기 위해 외면한다면 우리는 더 큰 희생을 치뤄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