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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라이프

덤플링, 미의 기준을 깨다

덤플링(2018)

 

윌로딘은 미인대회 출신의 엄마가 부담스럽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본명 윌로딘(다니엘 맥도널드)보다는 '덤플링(Dumplin)'이라 불리는 그녀는 예쁜 여자와는 거리가 멀다. 맛있는 것을 실컷먹고, 출렁거리는 뱃살로 거리를 활보해도 얼굴의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다.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의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많다. 학교 생활도 만족스럽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도 즐겁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곱게 보지 않는다.

 

미인 엄마에게 뚱땡이 딸은 너무 언발란스해서다. 

 

윌로딘(다니엘 맥도널드)과 엄마 로지(재니퍼 애니스톤) 

외모에 유독 관심이 많은 여고생들이 윌로딘에게 말을 거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미인대회 출신인 그녀의 엄마는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뽐내며, 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유일한 친구가 엘 벨(오데야 러쉬)다. 하지만, 윌로딘과 엘 벨이 나란히 다니면, 남자들은 엘 벨에게만 관심을 표한다. 그럴때, 윌로딘은 표내지 않지만, 유독 쓸쓸해진다. 

 

자신의 먹는 것, 입는 것들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는 엄마 로지, 뚱뚱한 자신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남자들.

 

윌로딘의 분노가 분출되는 시점이다. 그들에게 복수를 해주는 방법으로 살을 빼서, 멋진 여자로 거듭날 수도 있지만, 윌도딘은 반대의 방법을 택한다. 바로 그 육중한 몸매 그대로, 미인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윌로딘와 친구들 

 

그녀의 대단한 결심에 상대방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그녀가 괜한 고집을 부린다며 안타깝게 보는 사람들과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다. 대단한 윌로딘의 결심에 뚱뚱한 그녀의 친구들도 미인대회를 나가는 일을 도전한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그녀들에게는 마땅한 장기도 없다. 

 

날씬이들이 하는 리본체조나 무용을 선보일 수도 없고, 묘기를 선보여도 상큼한 외모의 친구들이 하는 것에 비해 감동이 반감된다. 절망의 순간, 윌로딘은 자신과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이모를 생각한다. 바쁜 엄마를 대신해 그녀를 친딸처럼 키워준 이모는 그녀의 외모에 대해 단 한번도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다.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녀는 늘 윌로딘의 모습을 칭찬했고, 그녀를 응원했다. 

 

윌로딘은 이모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윌로딘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르바이트생

 

윌로딘은 미인대회 준비를 하면서도, 아르바이트도 열중한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한 남자가 관심을 보인다.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훈남, 보다. 그리고 어느날, 보는 윌로딘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해가 진 어두운 저녁, 대화를 하던 두 사람은 마음이 통해서 키스를 하게 된다. 윌로딘은 그 순간이 황홀하고 좋았지만, 보가 진심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잘생긴 남자가 자신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윌로딘과 엘 벨

 

엄마 로지는 윌로딘의 미인대회 참가가 못마땅하다. 뚱뚱한 자신의 딸이 마치 자신에게 시위하기 위해서 참석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윌로딘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고, 미인대회 현장에 가서야 윌로딘을 이해하게 된다. 모두다 날씬하고, 타인이 좋아할 것만 같은 화려한 묘기를 선보이는 여학생들 가운데, 윌로딘은 단연 빛났다.

 

뚱뚱한 여자가 수영복을 입고, 오른 미인대회 현장.

 

사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녀의 장기는 특별하지 않았고, 모습도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뚱뚱한 자신의 몸매를 자신감있게 드러내고, 미소짓는 모습은 당당했다.

 

정말 미인은 내면이 꽉 차고, 자신감이 가득한 사람이 아닐까.

 

그렇게 윌로딘은 성공적으로 미인대회를 마친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충분히 이슈가 된다. 엄마 로지도 윌로딘에게 찬사를 보낸다. 윌로딘 역시 미인대회 참가를 계기로 내면에 짙게 깔려있던, 뚱뚱한 여자로써의 피해의식이 조금은 해소된다. 조각미남 보와도 그린라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