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영국의 대공항 시대. 뱅크스 집안의 가장 마이클(벤 위쇼)의 마음이 번잡하다. 얼마전 아내를 병으로 먼저 하늘나라도 보내고, 세남매를 키워야 하는 그는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압류 통지서가 붙는다. 아내의 병원비로 쓴 돈 때문에, 대출금을 제 때 내지 못한 탓이다. 집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순간, 그의 머릿 속에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은행 주식이 생각난다. 빨리 그것을 찾아야 한다. 세남매와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그는 다락방으로 달려간다.
어린나이에 엄마를 잃은 탓에 일찍 철이든 세남매는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기 위해 찾아온 은행원들을 피해 밖으로 나간다. 공원에서 놀던 세남매 중 조지(조엘 도슨)이 하늘로 연을 날리는데, 강한 바람 때문에 잡고 있던 연과 함께 몸이 하늘로 떠오른다. 조지가 하늘로 날아가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순간, 하늘에서 뭔가 부드럽게 떨어진다. 빨간 정장에 고운 피부와 도도한 눈빛의 아름다운 그녀는 메리 포핀스(에밀리 블런트)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메리포핀스에게 빨려든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집으로 돌아간다. 그녀를 마이클과 아이들의 이모 제인(에밀리 모티머)의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메리포핀스! 맞아요? 예전과 모습이 똑같아요."
그녀는 과거 마이클과 제인의 보모였다. 완벽한 그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메리포핀스 리턴스!
메리포핀스는 세남매를 보살피며 뱅크스 집안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메리포핀스를 무서워하면서도, 그녀와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장난꾸러기들이지만, 메리포핀스의 카리스마 앞에서는 조용해진다.
엄마를 잃은 아이들은 밝으면서도 웬지 어두운 구석이 있다. 가세가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고, 마켓에서 싼 물건을 사야한다는 생각을 스스로 한다.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메리포핀스가 돌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이 돌봐준 뱅크스 집안의 아이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을 그냥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메리포핀스는 목욕을 안하려고 빈둥거리는 아이들을 향해 말한다.
"목욕하기 좋을 때는 씻어야 할 때란다"
뭔가를 꼬치꼬치 캐묻는 아이들의 말을 한마디로 정리한다.
"난 설명같은 건 절대 안해!"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놀러갈 때는 설레임을 만들어준다.
"모험을 떠날 때 미리알면 재미없지!"
메리포핀스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자연, 중세, 서커스 등 그 배경도 다양한다.지나치게 새로운 세상은 현실로 돌아온 아이들을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메리포핀스와 함께 즐겁다.
그녀는 아이들 뿐 아니라, 마이클과 제인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은행에 직접 찾아가, 대출을 연장해달라는 그의 부탁을 칼같이 거절하는 은행장 때문에 마이클은 속이 탄다. 메리포핀스는 마감기간 전에 주식을 제출할 수 있도록 마법을 부려 그를 돕는다. 일밖에 모르는 제인이 착한 점등원 잭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도 인연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혜성처럼 나타난 메리포핀스는 뱅크스가에 도래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준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메리포핀스가 나타난 이후, 뱅크스 집안의 분위기는 안정된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있다. 도저히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을 때에는 절망, 그 자체다. 그 순간, 메리포핀스같은 마법의 힘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서 도와준다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상상해본다. 물론 그런 일은 절대 불가능에 가깝다.
불가능한 일을 꿈꿀 수 있어서, 우리는 판타지 영화와 마법의 힘을 가진 인물을 좋아한다.
우리에게 판타지조차 없다면, 삶이 너무 매마르게 느껴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좋은 기운을 복돋아 주는 사람이 찾아올 수 있다. 착한 마음으로 용기를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하늘은 절대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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