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 라이프

넌 실수였어, 엽기적인 그녀의 부활

넌 실수였어 (The Wrong Missy, 2020)

 

소개팅에서 악몽의 상대를 만나는 순간이 있다. 좋은 인연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악연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억누를 수 없을 정도의 화가난다. 하지만 누가 인연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지독한 진상이 나의 인연이 될지도 모른다. 

 

팀(데이빗 스페이드)와 첫번째 소개팅녀 멜리사(로렌 랩커스)

팀은 할머니가 주선해준 소개팅에서 제대로 진상녀인 멜리사를 만난다. 주접은 기본이고, 매너는 제로에다가 희안한 장난질을 치는 그녀는 '돌아이' 그 자체다. 팀은 사색이 되어 소개팅 자리를 빠져나온다. 그렇게 나쁜 기억을 간직한 그는 출장길에 공항에서 이상형인 여자를 만난다. 완벽한 외모와 커리어는 물론 취향도 자신과 딱 들어맞는다. 같은 책을 읽고 있다는 공감대에 그녀를 인연임을 직감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는다. 

 

팀은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멜리사

팀은 멜리사와 틈틈이 메시지로 연락한다. 그러던 중 하와이로 떠나는 임직원 휴가에 멜리사를 초대하기로 결심한다. 팀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전여친 줄리아에게 멜리사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줄리아는 팀을 차버리고, 회사의 다른 직원과 연인사이다. 멜리사는 흔쾌히 허락하고, 둘은 하와이행 비행기에서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팀은 경악하고 만다. 그가 메시지를 주고 연락하던 멜리사는 공항에서 만난 멜리사가 아니라, 그의 첫번째 진상 소개팅녀다.

 

팀은 '멜리사'라는 이름을 착각해서, 첫번째 진상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팀에게 진상부리는 멜리사

팀은 어안이 벙벙하다. 신이난 멜리사는 진상과 주접을 아끼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뽐낸다. 팀은 멜리사가 회사 직원들에게 실수를 할까봐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앨리트 금융회사의 사람들에게 멜리사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인물이다.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면서, 죽음을 예언하는가 하면, 희귀한 춤을 추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멜리사를 보는 팀은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전여친 줄리아, 팀, 멜리사

독특한 멜리사의 특징은 자격증이 많다는 것이다. 그녀는 부부상담사, 심폐소생술, 도스치료사 등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면서 위기의 순간, 사람들에게 기지를 발휘한다. 멜리사에게 거리를 두던 사람들도 그녀의 진상을 솔직하고 발랄한 매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팀 역시 그런 멜리사를 다시 보게 된다. 희안하고 무례하기는 하지만, 뒤끝이 없다.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려고 이상한 춤을 추거나, 표정을 짓는 모습들에서 그녀의 순수한 진심을 살펴보게 된다. 자신을 여전히 그리워할 줄 알았던 팀의 감정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전여친 줄리아는 다시 팀에게 접근한다. 멜리사는 질척거리는 줄리아를 향해 팀이 복수할 기회를 선사한다. 팀에게 껄떡거리는 줄리아 앞에서 팀과 과감한 애정행각을 나눈다. 

 

팀과 멜리사

시련당해 우울하고, 꼬일대로 꼬여있던 팀은 멜리사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연다. 냉정한 앨리트의식을 벗고, 멜리사처럼 순수한 본성을 찾게 된다.

 

멜리사는 팀에게 결코 사랑을 강요한 적이 없다. 자신을 봐달라고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들을 오픈했다. 어쩌면 멜리사가 정말 고단수의 연애법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 

 

잡으려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끌려오도록 하는 연애의 기술. 

 

 

팀과 멜리사

해볼만큼 연애와 사랑을 해 본 팀에게 스펙도 외모도 부족한 멜리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필했다. 그런 엽기적인 행각은 '도 아니면 모'일 수도 있다. 그래서 첫만남에 팀이 사색이 되어 도망쳤지만, 멜리사에게는 기회가 생긴다. 같은 이름 때문에 메시지를 보내는 상대를 착각했다는 것은 하늘이 만들어 준 기회일 수 있다. 멜리사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솔직하게 보여주기' 방식을 택한 것이다. 

 

내 모습은 이래, 올테면 오고 갈테며 가!

 

 

예쁘고 잘난 여자는 많지만, 웃기는 여자는 별로 없다. 얌전한 신사 팀과 엽기적인 그녀, 멜리사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줄 최고의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