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인 러브(2020)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게 완벽한 금수저인 남자는 세상 아쉬울 게 없다. 손을 뻗치면 여자가 주르륵 다가오고, 공부에 연연할 필요도 없고, 취업 따위는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토마토 재벌인 테투(다닐로 메스퀴타)는 남부럽지 않은 하루를 살면서도 뭔가 아쉽고 심심하다. 노력할 게 없어서, 세상이 심심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스포츠카를 타고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며 신나는 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그는 한 여자를 보게 된다. 테투의 아버지 회사에서 후원하는 토마토 축제에 놀러온 파올라(조반나 란첼로티)다. 긴 생머리에 뇌쇄적인 눈빛, 지적인 그녀를 곤경에서 구해준 테투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가 쉽게 꼬시고, 침대로 불러들이던 여자들과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파올라는 멕시코 시티에 있는 의대에 재학중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꿈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파올라와 테투는 완벽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존재였다. 테투는 유유자적하는 한량의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고백하는 게 웬지 부끄러웠다. 그리고 자신의 부유한 배경에 파올락 부담을 느낄까봐 두려워진다.
"난 식당 뷔페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
그렇게 사소한 거짓말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다. 그리고 그 작은 거짓말이 불씨가되어 그의 거짓말은 훨훨 타오른다.
테투는 시골 토마토 농장에서 유유자적하며 사는 삶을 정리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절친, 이고르와 함께 부친의 회사 '트랑코즈 하우' 사무실이 위치한 멕시코시티에서 인턴십을 시작한다. 파올라와 더욱 자주 만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지원한 인텁십에서 그는 회장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인턴으로 위장한다. 파올라를 만나면서 그의 생각이 바뀐 탓이다. 재벌 회장의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인턴으로 정규직 직원이 되어보고 싶다고.
테투가 그저 인턴 신분인 줄 아는 파올라지만, 상대의 조건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테투의 맑고, 정의로운 심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점점 빠져든다. 무엇보다 파올라 역시 테투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 테투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고급 아파트에 사는 것을 숨기기 위해, 아파트 경비가 사는 원룸을 자신의 집인 것처럼 위장해 파올라를 초대한다.
파올라는 테투가 어떤 모습이라도 좋다. 그녀 역시, 사랑만 보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정렬적인 멕시코 여자였다.
테투는 평민의 삶을 살면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부유한 사람들이 아닌, 끼니와 병치료를 받기도 어려운 빈민촌의 아이들을 보게 되고, 책임 의식을 느낀다. 사치가 일반적이었던 그는 일반 사람들의 생계와 관련된 바쁜 일상을 보면서, 삶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다. 자연스럽게 회사 일에도 매진하지만,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테투가 아닌, 그의 친구 이고르를 회장 아들로 알고 있는 직원들은 테투를 대놓고 차별한다.
금수저가 아닌 삶이 이렇게 억울할수가.
그렇게 테투는 자립심있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파올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스스로 가 성장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그렇게 끝까지 파올라를 속일 수 없던 테투의 비밀이 밝혀진다. 테투의 과거 썸녀가, 파올라와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테투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된 파올라는 테투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테투는 미치도록 파올라를 사랑하지만, 그녀를 잡을 수 없다. 자신이 거짓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질척거리지 않는 멕시코 남자의 쿨한 이별이 빛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인연은 쉽게 무시하고, 어긋나지 않는 법이었다. 이별 후에도 과거의 모습을 회귀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던 테투는 자연스럽게 파올라와 재회한다. 두 사람은 서로 마추친순간, 서로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포옹한다.
진짜 인연은 서로를 발전하게 만든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에게 잘보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게된다. 그 과정에서 성장을 할 수 있고, 멋진 사람이 된다.
내가 멋진 사람이 될 때, 상대방에게 떳떳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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